오랜만에 친구들을 보러 서울에 갔습니다.

사실 6월 말에 보러 가려고 했었는데... 메르스다 뭐다 해서 난리가 아니었고 좀 귀찮았는지라 다음에 가겠다고 미뤄버렸습니다.

그때 보러 가기로 약속했던 친한 누나가 상당히 배신감을 느껴했기 때문에 저는 즉시 7월 5일로 약속 날짜를 잡았습니다.

왠지 특별한 일정을 만들어 놓지 않으면 저번처럼 또 귀찮아서 약속을 미룰 것 같았으므로(...) 인터파크를 뒤적뒤적하다가 마침 그 날 공연하는 팬텀이라는 뮤지컬을 발견했습니다.

왠일로 박효신이 뮤지컬을 하네? 라고 생각하며 큰 기대 없이 가장 싼 좌석으로 예매를 했습니다.

그게 제 인생 뮤지컬이 될거라고는 생각을 못했지요...

뮤지컬 '팬텀'은 여러분이 잘 알고 계시는 '오페라의 유령'과 같은 배경에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둘 모두 같은 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뮤지컬이지만 오페라의 유령이 발표 직후 대흥행을 해버렸기 때문에 팬텀의 발매시기가 늦어졌다고 하네요.

둘의 간단한 차이점을 얘기하자면 '오페라의 유령'은 오페라 극장 안에서 일어나는 사건 위주로 스토리가 흘러간다면, '팬텀'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팬텀, 즉 오페라 안의 유령의 시선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팬텀이 오페라의 유령보다 에릭(팬텀의 본명)의 심정 변화나 옛 이야기들을 더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두 뮤지컬의 스토리나 등장인물들은 약간씩 다릅니다!)

 

출처: 인터파크 팬텀 공연정보

예매하러 들어가보시면 위와 같이 자세한 정보가 나와있습니다.

작가가 당대 최고의 프랑스 추리소설 작가였다는 것은 처음 알았네요.

다음으로 캐스팅을 봐 볼까요?

팬텀에서 가장 중요한 주인공!

앞서 말씀드렸듯이 이 뮤지컬에 관심이 생겼던 것은 박효신이 주인공으로  나온다는 점이었기 때문에 박효신이 공연하는 일요일 2시 공연을 예매했습니다.

 

그 외에도 훌륭한 배우들이 자리를 함께 했는데, 크리스틴 다에 역의 임혜영 씨는 레베카 등 다른 여러 뮤지컬의 여주인공으로 유명해진 사람이죠.

카를로타도 악역이었지만 그 간드러지는 목소리는 잊을 수 없었다는...

 

어쨌든 공연 당일, 점심 약속이 있어서 점심을 먹고 2시 공연을 보러 갔습니다.

약속시간보다 조금 늦게 만나버려서 상당히 촉박하게 이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약속 장소를 떠날때까지만 하더라도 '아 그냥 공연 취소하고 여기서 더 노는게 나을수도 있을텐데... 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렇게 주저하게 되어서 공연 시작보다 10분 정도 늦게 충무 아트홀 대극장에 도착했습니다.

 

31년 간의 기다림, 역사적인 한국 초연!

아래와 같은 표를 받아서 갔습니다.

늦어서 그런지 바로 입장은 못하고, 앞에 걸려있던 티비로 공연을 몇 분동안 보다가 입장할 수 있는 시간이 되어 직원의 안내를 받아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공연장에 들어간 순간...

 

우오오오옷!

공연장을 압도하는 크리스틴의 목소리, 그리고 춤추는 사람들... 오랜만에 뮤지컬을 본 저에게는 매우 특별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장면이었습니다.

그리고 박효신의 등장!

개인적으로 박효신의 많은 노래들을 들었다고 자부하는 바였으므로 그 목소리를 팬텀에서도 찾을 수 있나 집중해서 들었습니다.

다행히도 '가수 박효신'의 두드러지는 목소리가 아닌 주인공인 '오페라의 유령'의 목소리로 완벽히 뮤지컬에 녹아들어가 있었습니다.

목소리로 박효신이라는 것이 드러나지 못해서 아쉬웠지만 뮤지컬의 곡이 클라이막스로 가면 야생화의 끝부분에서 들을 수 있는 끌어올리는듯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 그에는 만족했습니다.

뮤지컬 배우로서 완벽히 적응한 느낌이더군요. 어떤 일류 뮤지컬 배우를 두고도 뒤지지 않을만한 실력이었습니다.

스토리는 더 이야기 하면 스포가 되버리므로 얘기하지 않겠습니다. 직접 보세요! 후회하지 않을만한 공연입니다.

 

앞에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이 있어서 사람이 없을 때 재빨리 찍었습니다.

저는 혼자가서 봤는지라 가서 찍을 순 없었습니다... 다음엔 같이 뮤지컬 볼 사람이 생기길...

개인적인 감상평으로는... 액션, 무용, 노래, 연극 등 볼거리는 많았지만, 발레 부분에서 약간 루즈해졌다는 점...? 하지만 10점 만점에 9점 주고 싶은 공연이었습니다.

 

http://www.playdb.co.kr/magazine/webtoon_view.asp?bbsno=107&no=152

혹시 뮤지컬 보신 분들이라면 위 링크의 만화를 봐보세요. (약간의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만화를 보면서 뮤지컬 장면들이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오페라를 망쳐버린 팬텀! 저 오페라를 망쳐버린 팬텀!

뮤지컬에선 정신 없는 상황 중에서 조금씩 언급되지만 실제로 팬텀은 카를로타의 여러 데뷔 무대에 깽판을 쳐놨습니다. 아이다에서는 가발에 벌레를 넣었고, 라트라비아타에서는 본드를 이용해서 식탁에 쥐가 몰려들도록 했죠.

 

인터파크를 뒤져보면서 공연들을 찾아봐야겠네요.

다음에 볼 공연을 예매하면 그 때 다시 포스팅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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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HYOU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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